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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구 동향: 근감소증·비만·대사질환의 연결 고리

최석재 칼럼

Nov 13, 2025

우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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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줄면 살이 찌고, 살이 찌면 근육이 줄어든다


노화나 질병으로 근육이 줄면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고, 기초대사량이 낮아집니다. 이 때 남는 에너지는 지방으로 축적되어 복부비만으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비만 상태에서는 만성 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근육 단백질 합성이 억제됩니다.


즉, 근육 감소와 지방 축적은 서로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형성합니다. 이 두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태를 ‘근감소성 비만(Sarcopenic Obesity)’이라 하며, 최근 연구에서는 이 복합 상태가 단순한 비만이나 근감소증보다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훨씬 더 높이는 핵심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연구들이 보여주는 변화


2010년대 중반 이후, 근감소증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전까지는 근육량(muscle mass) 감소만으로 진단했지만, 최근에는 근육의 질(quality)과 기능(function)까지 포함하는 통합적 접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1. 최신 진단 기준의 변화

    2019년 개정된 유럽(EWGSOP2*)과 아시아(AWGS2**) 진단 기준에서는 단순히 근육량을 측정하는 것을 넘어, 다음 세 가지 요소를 모두 평가합니다.
    ① 근력 저하

    ② 근육량 감소

    ③ 신체기능 저하


    *EWGSOP2: European Working Group on Sarcopenia in Older People의 약자. 유럽 노인 근감소증 연구 그룹의 2019년도 합의
    **AWGS2: Asian Working Group for Sarcopenia의 약자. 아시아 근감소증 연구 그룹의 2019년도 합의


    또한 근육의 질(quality) 개념이 새롭게 포함되면서, 근육 내 지방 침착(myosteatosis)이나 근섬유 기능 저하도 진단에 반영됩니다.


    진단은 다음 단계로 이뤄집니다.

    ① SARC-F 설문, 종아리 둘레 등으로 가능성 평가

    ② 악력 측정(근력 평가)

    ③ 근육량 검사

    ④ 필요 시 신체기능 평가


    이제는 ‘근감소증 가능성 단계’부터 조기 중재를 권고하는 시대입니다. 단순 진단이 아니라, 예방과 관리 중심의 접근으로 바뀐 것이죠.


  2. 글로벌 진단 체계의 등장 — GLIS(2024)

    2024년 발표된 GLIS(Global Leadership Initiative in Sarcopenia)는 유럽(EWGSOP2)과 아시아(AWGS2)의 강점을 통합한 글로벌 통합 기준입니다. GLIS는 근육량뿐 아니라 근육의 품질(지방혼입, 섬유화 등)과 기능 저하까지 진단 범위에 포함해 각 대륙과 인종 차이를 넘어선 국제 표준화 체계를 제시했습니다.


    이 기준은 근감소증을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대사질환, 심혈관질환과 맞닿아 있는 전신적 질환으로 규정하며, 보다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임상적 예후와 치료 전략을 포괄합니다.



  1. 정량적 측정의 세분화

    진단 도구 또한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① 근육량: DXA(이중에너지 방사선 흡수계측), BIA(생체전기 임피던스)로 측정

    ② 근력: 악력(handgrip strength), 남성 <28kg, 여성 <18kg

    ③ 기능: 보행속도, 의자일어서기, 신체기능지수(SPPB)


    즉, 오늘날 근감소증의 진단은 ‘근육량 중심 단일 기준’에서 ‘근육의 질과 기능을 함께 보는 다중 체계’로 발전했습니다. 이제 근감소증은 단순한 근육 감소가 아니라 대사적 기능 저하로 보는 관점이 자리 잡았습니다.


근감소증·비만·대사질환의 연결 고리


여러 국제 메타분석에 따르면,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은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약 1.6배, 심혈관질환 위험이 1.4배, 전체 사망률은 1.7배 높습니다. 그러나 비만이 동반된 근감소 비만군에서는 이 수치가 2~3배 이상 증가합니다.


그 원인은 근육과 지방의 상호작용에 있습니다. 근육 내 지방(IMAT)과 내장지방(VAT) 모두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여 인슐린 신호를 방해하고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손상시킵니다. 결과적으로 근육 단백질 합성이 억제되고, 근육 기능은 더 떨어집니다. 이렇게 근육 손실과 지방 축적이 서로를 가속화하는 대사 악순환이 만들어집니다.


결국 근육은 단순한 운동기관이 아니라, 혈당과 에너지를 조절하는 대사기관(metabolic organ)입니다. 근육 내 지방의 축적은 곧 전신 대사질환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종과 성별에 따른 차이 - 왜 아시아인이 더 취약한가


최근 국제 연구에서 밝혀진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같은 BMI라도 아시아인에게서 근감소증·대사질환 위험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이는 서구인보다 아시아인이 체지방률이 높고, 근육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즉, 겉으로는 마른 체형이라도 내부적으로는 근육이 부족하고 내장지방이 많은 “정상체중 비만”이 흔한 것이죠.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은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근육 내 지방과 내장지방이 동시에 증가하며, 이 시기에 심혈관질환·골다공증 위험도 함께 높아집니다. 이 현상은 한국·일본·중국의 공동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영상 기반 연구의 확장: CT·MRI·AI의 시대


최근 10년 사이, CT와 MRI 기반 체성분 분석은 근감소증·비만 연구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복부 CT의 L3 단면 분석은 근육과 지방의 균형을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표준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여러 대규모 코호트에서 L3 단면의 근육·지방 면적은 전신 근육량 및 대사 위험과 높은 상관성을 보였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화 분석 연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2023~2025년 사이 Radiology, J Cachexia Sarcopenia Muscle, Lancet Healthy Longevity 등 주요 저널에서는 AI 기반 CT 분석이 근육 질, 지방 분포, 대사질환 예측에 유용하다는 결과가 연달아 발표되었습니다.


이제 영상의학은 단순히 병변을 찾는 도구가 아니라, 노화와 대사를 정량화하는 언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요즘 AI 기술은 복부 CT 한 장으로 근육·지방·근육 내 지방(IMAT)을 정밀 분석해 근감소증 및 대사질환 위험을 한눈에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결론: 질병이 아닌 ‘대사 네트워크’로 본다


이제 근감소증, 비만, 당뇨, 심혈관질환은 서로 독립된 질환이 아니라, 하나의 대사 네트워크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근육이 약해지면 지방이 쌓이고, 지방이 늘면 근육이 더 손상되는 이 악순환을 끊는 것이 바로 건강 수명(Healthy longevity)을 지키는 핵심 전략입니다.


CT와 AI 기반 체성분 분석은 이 복잡한 대사 관계를 정량화하고 시각화하는 새로운 언어입니다.


참고문헌
  1. Beaudart C, Alcazar J, Aprahamian I, Batsis JA, Yamada Y, Prado CM, Reginster JY, Sanchez-Rodriguez D, Lim WS, Sim M, von Haehling S, Woo J, Duque G; Global Leadership Initiative in Sarcopenia (GLIS) group. Health outcomes of sarcopenia: a consensus report by the outcome working group of the Global Leadership Initiative in Sarcopenia (GLIS). Aging Clin Exp Res. 2025 Mar 22;37(1):100.
  2. Prado CM, Wells JC, Smith SR, Stephan BC, Siervo M. Sarcopenic obesity: A Critical appraisal of the current evidence. Clin Nutr. 2012 Oct;31(5):583-601.
  3. Lee J, Hong YP, Shin HJ, Lee W. Associations of Sarcopenia and Sarcopenic Obesity With Metabolic Syndrome Considering Both Muscle Mass and Muscle Strength. J Prev Med Public Health. 2016 Jan;49(1):35-44.
  4. Tchernof A, Després JP. Pathophysiology of human visceral obesity: an update. Physiol Rev. 2013 Jan;93(1):359-404.
  5. Ohara N, Minami I, Bouchi R, Izumiyama H, Hashimoto K, Yoshimoto T, Ogawa Y. Loss of skeletal muscle mass and its predictors in type 2 diabetes patients under a multifaceted treatment approach. Diabetol Int. 2017 Jul 13;8(4):366-374.
  6. Mourtzakis M, Prado CM, Lieffers JR, Reiman T, McCargar LJ, Baracos VE. A practical and precise approach to quantification of body composition in cancer patients using computed tomography images acquired during routine care. Appl Physiol Nutr Metab. 2008 Oct;33(5):997-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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