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eo

뼈, 보이지 않는 장기 - 평생을 지탱하는 인체의 기둥

최석재 칼럼

Nov 13, 2025

우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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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뼈는 한 번 만들어지면 그대로 남는 단단한 구조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겉보기엔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뼈는 우리 몸에서 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장기 중 하나입니다. 매 순간 부서지고, 다시 만들어지며, 이 과정을 통해 평생 동안 우리 몸을 지탱합니다. 놀랍게도 우리 몸의 뼈는 평균적으로 약 10년에 한 번씩 완전히 새로 교체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살아 있는 장기, 뼈의 진짜 모습


많은 사람들이 뼈를 단순히 몸을 세우는 골격 구조물로만 생각하지만, 의학적으로 뼈는 ‘살아 있는 내분비 기관’으로 역할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뼈 속의 조골세포(osteoblast)와 파골세포(osteoclast)는 끊임없이 서로 균형을 이루며 '낡은 뼈를 부수고 새로운 뼈를 만드는 재건 작업'을 반복합니다. 이 미세한 균형이 무너지면 골다공증이 시작되죠.


뼈는 또 다른 방식으로도 놀라운 역할을 합니다. 단순히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대사를 조율하는 ‘호르몬 분비 기관’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오스테오칼신(osteocalcin)’이라는 물질은 근육 기능, 인슐린 분비, 심지어 기억력과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줍니다. 즉, 뼈는 단순한 골격이 아니라, 대사와 에너지 조절의 보이지 않는 컨트롤 타워인 셈입니다.



뼈는 매일 늙고, 매일 다시 태어난다


나이가 들수록 뼈는 천천히 약해집니다. 하지만 단순히 “나이를 먹어서”만은 아닙니다. 호르몬 변화, 영양 섭취, 운동량, 약물 복용, 그리고 근육 상태 등 여러가지 요인이 뼈의 나이를 결정합니다.


여성은 폐경 후 5년 동안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파골세포의 활동이 늘어나기 때문이죠. 남성도 나이가 들면 테스토스테론과 근육량이 함께 줄어들면서 뼈의 강도가 점점 떨어집니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이 조용히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골다공증은 흔히 ‘침묵의 질환(Silent Disease)’이라 불립니다.


아프지도 않고,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도 없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평소처럼 넘어졌을 뿐인데 척추뼈가 주저앉거나 골반뼈가 부러지기도 합니다. 그때서야 많은 사람들이 “내 뼈가 이렇게 약했나?” 하고 놀라죠.


우리 사회의 현실 - 진단받지 못한 80%


한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65세 이상 여성의 절반 이상, 남성의 30%가량이 골다공증 또는 골감소증 상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골다공증을 실제로 진단받은 사람은 그중 20%도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80%는 뼈가 약해져도 그 사실조차 모른 채 살아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골밀도 검사(DXA)는 병원을 찾아야 하고, 비용도 듭니다. 기본 국가건강검진에는 여성 중 특정 연령 외엔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건강검진에서 알아서 해주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대부분 검사를 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거의 모든 성인은 1~2년에 한 번씩 흉부 X-ray를 찍습니다. 폐렴, 결핵, 건강검진, 입원 전 검사 등 이유는 다양하죠. 그렇다면, 만약 그 X-ray 한 장에서 뼈의 상태를 함께 평가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일상 영상 속에서 뼈 건강을 읽어내는 AI


이 질문이 바로 흉부 X-ray 기반 골다공증 선별 AI가 탄생한 이유입니다.


이 기술은 AI가 흉부 X-ray 영상에서 뼈의 구조적 특징을 분석해 골다공증 위험도를 예측합니다. 영상 속 뼈의 윤곽선, 피질 두께, 해면골 패턴 등 사람의 눈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운 수많은 미세 신호를 AI가 학습해냅니다.


이 모델은 수십만 장의 흉부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우수한 골다공증 선별에서의 정확도(AUC 0.91)를 보여줍니다. 즉, 병원에 따로 방문하지 않아도 ‘기존에 찍은 X-ray 한 장으로 내 뼈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죠.


이러한 접근을 ‘기회 검진(Opportunistic Screening)’이라고 부릅니다. 새로운 검사를 추가하지 않아도 이미 존재하는 영상 데이터를 활용해 질환을 조기에 찾아내는 방법입니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나, 검진 사각지대에 있는 고령층에게는 이보다 더 실용적인 예방 전략이 없습니다.


뼈, 근육, 지방 - 대사의 삼각 관계


최근 연구들은 뼈를 고립된 기관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근육과 지방, 뼈는 하나의 대사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현대의학의 관점입니다.


근육이 줄어들면 낙상 위험이 증가하고, 내장지방이 늘면 염증이 활성화되어 뼈의 재생력이 떨어집니다. 근육, 지방, 뼈 - 이 세 축이 균형을 잃을 때 노화는 가속화됩니다.


그래서 앞서 설명드린 흉부 X-ray 기반 골다공증 선별 AI는 단순히 뼈의 밀도만 보는 기술이 아닙니다. 영상 속 ‘뼈의 질감’을 통해 전신의 대사 건강 상태를 함께 추정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합니다. 노화 및 대사질환 AI 기업 프로메디우스가 골다공증부터 근감소증까지 함께 연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건강을 ‘부분’이 아닌 ‘시스템’으로 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죠.


뼈가 무너지면 삶이 무너진다


척추 압박골절이나 고관절 골절은 단순히 통증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보행이 어려워지고, 자립성이 떨어지며, 장기 요양이나 우울증, 인지기능 저하까지 이어집니다.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은 20%에 이릅니다. 즉, 골절은 단순한 뼈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과 생존의 문제입니다.


골절은 재난입니다.



그렇기에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합니다. 이제는 “뼈가 부러지면 치료한다”가 아니라, “부러지기 전에 미리 발견한다”는 방향으로 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AI가 있습니다.


AI가 바꾸는 진료의 흐름


이제 의사는 흉부 X-ray를 판독하면서, 환자의 뼈 상태까지 함께 파악할 수 있습니다.


“CT나 DXA를 따로 찍을 필요가 있을까요?”
“이 환자는 추가 검사를 해야 할까요?”


AI는 이런 임상적 판단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도구입니다. ‘기본 검사로 건강검진에서 찍은 X-ray’가 미래의 재난, 골절을 막는 첫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AI가 진료의 한가운데로 들어온 지금, ‘예측’과 ‘예방’이 의료의 새로운 중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뼈 건강의 미래, Healthy Aging의 시작점


프로메디우스의 미션은 ‘Healthy Aging through AI(AI로 건강한 나이듦을 만든다)’입니다.


흉부 X-ray 기반 골다공증 선별 AI는 그 첫 단계입니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질병’을 보이게 하고, 놓쳤던 환자를 다시 찾아내며, AI를 통해 노화와 질병의 연결 고리를 끊는 시도입니다.


뼈는 조용히 우리를 떠받치지만, AI는 이제 그 침묵 속에서 신호를 읽어냅니다. 그리고 그 신호는 우리가 더 오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참고문헌
  1. Parfitt AM. Targeted and nontargeted bone remodeling: relationship to basic multicellular unit origination and progression. Bone. 2002 Jan;30(1):5-7.
  2. Clarke B. Normal bone anatomy and physiology. Clin J Am Soc Nephrol. 2008 Nov;3 Suppl 3(Suppl 3):S131-9.
  3. Karsenty G, Oury F. Biology without walls: the novel endocrinology of bone. Annu Rev Physiol. 2012;74:87-105.
  4. Riggs BL, Melton LJ 3rd. Involutional osteoporosis. N Engl J Med. 1986 Jun 26;314(26):1676-86.
  5. Jang M, Kim M, Bae SJ, Lee SH, Koh JM, Kim N. Opportunistic Osteoporosis Screening Using Chest Radiographs With Deep Learning: Development and External Validation With a Cohort Dataset. J Bone Miner Res. 2022 Feb;37(2):369-377.
  6. Rosen CJ, Bouxsein ML. Mechanisms of disease: is osteoporosis the obesity of bone? Nat Clin Pract Rheumatol. 2006 Jan;2(1):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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