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o

내장 지방의 위험성

최석재 칼럼

Oct 21, 2025

우광민

5

배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왜 지방간이죠?

응급실에서 혈액 검사 결과 간수치가 높아 지방간이 의심된다고 하면 흔히 보는 반응입니다. 겉보기에는 그리 뚱뚱하지 않고 BMI도 정상이지만, 복부 CT를 보면 장기 사이에 지방이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내장지방(Visceral fat) 입니다.

내장지방은 단순히 ‘열량을 저장하는 지방’이 아닙니다. 이 지방은 호르몬과 염증 물질을 분비하는 ‘활동성 조직’으로,

전신 대사와 혈관 건강을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됩니다. 그래서 BMI가 정상이라도 내장지방이 많으면, ‘정상체중 비만(Normal weight obesity)’ 또는 ‘숨은 비만’이라 부릅니다.


피하지방 vs 내장지방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은 위치와 기능, 그리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다릅니다. 피하지방(Subcutaneous fat)은 피부 바로 아래층에 위치해 있으며, 에너지를 저장하고 체온을 유지하며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지방은 우리가 손으로 집을 수 있는 지방층으로, 체형이나 겉모습으로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영향도 비교적 무해하고, 일부 연구에서는 적정 수준의 피하지방이 오히려 대사적 완충 효과를 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내장지방(Visceral fat)은 복부 깊숙이 장기들 사이, 특히 간, 위, 장, 신장 주변에 쌓이는 지방입니다. 이 지방은 단순한 저장소가 아니라 대사적으로 매우 활발한 조직으로, 다양한 염증 물질과 호르몬(예: TNF-α, IL-6 등)을 분비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전신 염증 반응을 촉진합니다.

겉으로는 마르거나 정상체중처럼 보여도 내장지방이 많을 수 있으며, 이런 ‘숨은 지방’은 건강에 훨씬 치명적입니다.



내장지방은 어떻게 쌓이는가?

내장지방 축적의 원인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열량 과잉 + 활동량 부족’이 핵심이지만, 그 밑에는 호르몬, 수면,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1.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코르티솔이 증가하고, 간의 포도당 생산이 늘면서 지방 분해가 억제됩니다. 결과적으로 내장지방이 점점 쌓입니다.

  2. 수면 부족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호르몬(그렐린)이 증가하고 포만감을 주는 렙틴이 감소합니다. 또한 밤 동안의 코르티솔 상승이 내장지방 축적을 촉진합니다.

  3. 노화와 호르몬 변화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여성의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 지방이 피하에서 복부 내로 이동합니다. 중년 이후 복부비만이 늘어나는 이유가 바로 이 ‘지방 재분배’ 때문입니다.

  4. 유전적 요인과 아시아인 체형 특성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이 더 쉽게 쌓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BMI가 낮아도 내장지방형 비만이 흔합니다.


내장지방이 대사질환을 일으키는 과정

내장지방은 단순한 지방 조직이 아니라, 대사와 호르몬의 교란자입니다. 내장지방 세포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합니다. 간으로 유입되는 유리지방산이 늘어나면 간에서 중성지방 합성이 증가해 지방간이 생깁니다. 혈관 내 염증이 높아지며 동맥경화가 진행됩니다. 그 결과 내장지방 증가는 다음과 같은 질환의 출발점이 됩니다.

  1. 제2형 당뇨병

  2.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3. 심근경색, 뇌졸중

  4.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

  5. 암(간암, 대장암, 유방암, 췌장암 등)


대한비만학회의 「2024 Obesity Fact Sheet」에 따르면, BMI가 높을수록 위 질환 발생 위험은 급격히 상승합니다.

특히 BMI 30에서 35사이인 2단계 비만에서 당뇨병 위험 5.1배, BMI 35 이상 고도비만인 3단계 비만에서 9.5배 증가했으며,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도 단계별로 상승했습니다. 이 통계는 내장지방이 만성대사질환의 중심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내장지방과 심혈관질환

심혈관질환 환자에서 대동맥 혈관 이상을 보기 위해 흉복부 CT를 찍는 경우가 있는데 매번 공통적인 소견이 있습니다. 바로 내장지방량이 상당하다는 것인데요. 체중보다 내장지방량이 심혈관질환과 훨씬 더 강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장지방은 유리지방산(FFA)을 방출해 혈중 중성지방을 높이고 HDL(좋은 콜레스테롤)을 낮춥니다. 내장지방에서 나오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혈관 내피를 손상시키고 혈소판 응집을 증가시켜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위험을 높입니다.

내장지방 면적(VFA)은 체중보다 심혈관 사망률을 예측하는 더 강력한 인자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내장지방과 암

최근 연구에서는 내장지방이 암 발생과도 연관됨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간암, 대장암, 유방암, 췌장암 등에서 내장지방 면적이 증가할수록 발생률이 높아집니다. 이는 내장지방이 분비하는 염증 인자가 암세포의 성장 신호를 강화하고, 인슐린과 IGF-1 증가로 세포 증식을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내장지방을 진단하는 방법

내장지방형 비만의 진단을 위해서는 BMI나 허리둘레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정확히 내장지방을 파악하려면 영상 기반 평가가 필요합니다.

  • 복부 CT: L3 수준 단면에서 내장지방(VAT)과 피하지방(SAT)을 분리 측정

  • MRI: 방사선 노출 없이 지방 분포 평가가 가능

  • BIA(체성분 분석): 비교적 간편하지만 정밀도는 낮음


요즘은 복부 CT로 근육량, 내장지방, 근육 내 지방률을 동시에 분석해 사르코페니아(근감소증)와 내장비만 위험을 함께 평가할 수 있는 AI 소프트웨어도 있습니다.


내장지방 줄이는 실천 전략

내장지방이 다행인 점은 다른 지방보다 '빼기 쉬운 지방'이라는 것입니다.

  1. 운동

    유산소 운동(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은 지방산 산화를 촉진합니다.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근육 손실 없이 내장지방을 안정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주당 150분 이상 중강도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라 밝혀졌습니다.

  2. 식이

    정제 탄수화물, 가공식품, 당 음료를 줄이고 단백질, 식이섬유,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D 섭취를 늘립니다. 간헐적 단식(16:8)도 내장지방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3. 생활습관

    수면 7시간 이상, 스트레스 관리, 금연, 절주. 40세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복부 지방 평가가 필요합니다.



결론, 근육을 늘리면 지방은 줄어든다

지방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단순히 ‘운동으로 지방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근육을 늘려서 지방을 쓰는 몸’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근육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지방은 에너지를 저장합니다. 따라서 근육량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것이 곧 내장지방을 줄이는 길입니다. 건강은 체중이 아니라 체성분의 균형에 달려 있습니다. 


참고문헌
1. Fox CS, et al. Abdominal visceral and subcutaneous adipose tissue compartments: association with metabolic risk factors in the Framingham Heart Study. Circulation. 2007;116(1):39–48.
2. Matsuzawa Y. The role of fat topology in the risk of disease. Int J Obes. 2008;32:S83–S92.
3. Wajchenberg BL. Subcutaneous and visceral adipose tissue: their relation to the metabolic syndrome. Endocr Rev. 2000;21(6):697–738.
4. Tchernof A, Després JP. Pathophysiology of human visceral obesity: an update. Physiol Rev. 2013;93(1):359–404.
5. 대한비만학회. 2024 Obesity Fact Sheet.

프로메디우스 주식회사.

Copyright 2025 PROMEDIUS INC. All rights reserved.

05510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다길 13, 국민연금 잠실사옥 4층(신천동)

프로메디우스 주식회사.

Copyright 2025 PROMEDIUS INC. All rights reserved.

05510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다길 13, 국민연금 잠실사옥 4층(신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