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o

허벅지가 두꺼운 사람이 당뇨에 덜 걸린다는 건 정말일까?

최석재 칼럼

Sep 16, 2025

Ken

8

혹시 허벅지 둘레가 두꺼운 사람일수록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많은 분들이 "허벅지가 굵으면 뚱뚱하고 둔해 보인다"며 걱정하시지만, 대사질환 없는 건강한 삶을 위해서라면 생각을 바꾸시는 것이 좋겠네요. 얇은 허벅지 둘레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당뇨병 위험 증가와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는 허벅지에 있는 대퇴사두근을 비롯한 하체 근육들이 우리 몸의 혈당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허벅지 근육은 인체에서 가장 큰 근육 덩어리 중 하나로, 포도당을 저장하고 소비하는 '살아있는 저장고' 역할을 합니다.


근육과 지방, 건강의 숨은 지표 : 체중의 함정

응급실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보면, 평소 "나는 체중이 정상이니까 건강할거야"라고 안심하시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하지만 진짜 건강은 체중계의 숫자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겉보기엔 마른 체형이지만 갑작스러운 흉통으로 실려온 50대 남성, 정상 체중이었지만 당뇨 합병증으로 응급실을 여러 차례 방문한 40대 여성... 응급실에서 종종 보는 상황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체중은 정상이었지만 근육량이 부족하고 내장지방이 과도했다는 점입니다.

WHO 기준에 따르면, 아시아 여성의 경우 허리둘레 80cm 이상, 아시아 남성의 경우 90cm 이상일 때 복부비만으로 진단하고 만성질환 위험이 증가한다고 하였습니다. 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2022)에는 여성 85cm, 남성 90cm 이상일 때 복부비만으로 진단합니다. 이런 복부비만은 체중과 상관없이 대사질환의 강력한 예측인자입니다.



근육: 대사 공장이자 면역력의 저장소

근육은 단순히 팔다리를 움직이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데만 쓰이는 게 아닙니다. 근육은 우리 몸의 대사 공장이자, 면역력의 저장소이며, 노화를 늦추는 핵심 기관입니다.

중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보면, 같은 나이, 같은 병이라도 근육량이 많은 환자가 훨씬 빨리 회복되고 생존율도 높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이런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나이는 젊다 해도 비만 환자들은 심한 폐렴으로 중환자실 신세를 지는 일이 많았던 반면, 근육량이 충분한 환자들은 중증으로 진행될 확률이 낮았고, 회복 속도도 현저히 빨랐습니다.

최근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692,056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근감소증의 유병률은 진단 기준에 따라 10-27%로 나타났습니다. 근육량과 기능의 저하는 40세부터 시작되며, 근감소증은 생각보다 젊은 나이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기능적 장애 위험이 3.03배 높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근감소증이 낙상, 골절, 입원, 그리고 사망률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점입니다.


지방의 두 얼굴: 착한 지방과 나쁜 지방

모든 지방이 다 같은 것은 아닙니다. 지방도 위치에 따라, 종류에 따라 완전히 다른 역할을 합니다.

피부 아래 쌓이는 피하지방은 비교적 덜 위험합니다. 특히 엉덩이 둘레는 주어진 허리 둘레나 BMI에서 제2형 당뇨병 위험과 역의 관계를 보였습니다. 허벅지나 엉덩이, 팔뚝의 살들이 여기에 해당하죠. 오히려 이런 부위의 지방은 어느 정도 있는 것이 호르몬 균형과 면역 기능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장기 주변에 숨어있는 내장지방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내장지방은 만성염증을 일으키고, 혈당을 높이며, 고혈압과 당뇨, 심혈관질환 위험을 크게 높입니다. 내장지방이 많을 때 증가하게 되는 복부둘레 증가는 당뇨병 위험 증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새로운 위험: 근감소성 비만의 등장

최근 들어 특히 걱정되는 환자 유형이 있습니다. 바로 '근감소성 비만' 환자들입니다. 근감소성 비만은 근감소증과 비만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로, 체지방 축적과 근육 손실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 2024년 발표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65세 이상 성인에서 근감소성 비만의 유병률이 상당하며, 신체 장애, 대사질환, 심지어 사망률까지 증가시키는 위험 요소로 나타났습니다.

고령화와 생활습관 변화,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활동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런 환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고령 환자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면서 근육이 빠르게 소실되고, 동시에 내장지방은 계속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근육의 질까지 고려한다면?

겉보기에 근육량이 많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 들어 '근육 내 지방 침착'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치 소고기의 마블링처럼, 근육 사이사이에 지방이 끼어들면 근육의 진짜 힘과 기능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습니다.

60세부터 근육량은 연간 1%, 근력은 연간 2.5-3%씩 감소합니다. 그러나 근감소증은 정상적인 노화 과정이 아닙니다. 이런 환자들은 겉으로 보기엔 근육량이 충분해 보이지만, 실제로 악력을 측정하거나 보행 속도를 재보면 또래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방과 치료: 운동의 중요성

2025년 발표된 최신 메타분석에 따르면,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삶의 질 점수가 현저히 낮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신체적 문제를 넘어서 정신적, 사회적 웰빙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입니다.

다행히 최근 연구들은 희망적인 결과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4년 란셋 헬시 롱제비티지에 발표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전체 신체활동과 중강도-고강도 신체활동은 근감소증과 역의 관계를 보였습니다. 이는 가벼운 강도보다는 중강도-고강도 신체활동이 근감소증 예방에 더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정밀 진단과 개인 맞춤 전략 시대

최신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근육과 지방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CT나 MRI 같은 영상진단 기술과 인공지능 기반 분석을 통해 근육량, 근육의 질, 내장지방량, 피하지방 분포 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체전기임피던스 분석(InBody), DEXA 스캔 등을 통해서도 비교적 간단하게 체성분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프로메디우스의 AI 기술을 활용한 개인별 맞춤 건강 전략을 세우는 날이 곧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새로운 건강 패러다임

이처럼 단순한 체중이나 BMI만으로 건강을 평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최신 연구들이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은 진짜 중요한 것이 근육과 지방의 균형, 그리고 그 질적 상태라는 점입니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체중 감량보다는 근육량 유지와 내장지방 감소에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는 근육까지 빼앗아가서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초록 채소와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 현미 중심의 식사로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사르코페니아(근감소증)란 무엇인가?"를 다루며,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어떻게 변하고 왜 이것이 우리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를 예방하고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들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문헌
1. Jung KJ, Kimm H, Yun JE, Jee SH. Thigh circumference and diabetes: obesity as a potential effect modifier. J Epidemiol. 2013 Sep 5;23(5):329-36. doi: 10.2188/jea.je20120174. Epub 2013 Jul 27. PMID: 23892710; PMCID: PMC3775526.
2. Wang H, Liu A, Zhao T, Gong X, Pang T, Zhou Y, Xiao Y, Yan Y, Fan C, Teng W, Lai Y, Shan Z. Comparison of anthropometric indices for predicting the risk of metabolic syndrome and its components in Chinese adults: a prospective, longitudinal study. BMJ Open. 2017 Sep 18;7(9):e016062. doi: 10.1136/bmjopen-2017-016062. PMID: 28928179; PMCID: PMC5623484.
3. Conway B, Xiang YB, Villegas R, Zhang X, Li H, Wu X, Yang G, Gao YT, Zhang W, Shu XO. Hip circumference and the risk of type 2 diabetes in middle-aged and elderly men and women: the Shanghai women and Shanghai men's health studies. Ann Epidemiol. 2011 May;21(5):358-66. doi: 10.1016/j.annepidem.2011.02.005. PMID: 21458729; PMCID: PMC3121190.
4. Petermann-Rocha F., Balntzi V., Gray S. R., Lara J., Ho F. K., Pell J. P., and Celis-Morales C. (2022) Global prevalence of sarcopenia and severe sarcopeni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13, 86–99, https://doi.org/10.1002/jcsm.12783
5. Chang KV, Hsu TH, Wu WT, Huang KC, Han DS. Association between sarcopenia and cognitive impairment: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Am Med Dir Assoc*. 2016;17(12):1164.e7-1164.e15.
6. Beaudart C, Zaaria M, Pasleau F, Reginster JY, Bruyère O. Health Outcomes of Sarcopeni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PLoS One. 2017 Jan 17;12(1):e0169548. doi: 10.1371/journal.pone.0169548. PMID: 28095426; PMCID: PMC5240970.
7. Cruz-Jentoft AJ, Landi F, Schneider SM, Zúñiga C, Arai H, Boirie Y, Chen LK, Fielding RA, Martin FC, Michel JP, Sieber C, Stout JR, Studenski SA, Vellas B, Woo J, Zamboni M, Cederholm T. Prevalence of and interventions for sarcopenia in ageing adults: a systematic review. Report of the International Sarcopenia Initiative (EWGSOP and IWGS). Age Ageing. 2014 Nov;43(6):748-59. doi: 10.1093/ageing/afu115. Epub 2014 Sep 21. PMID: 25241753; PMCID: PMC4204661.
8. Donini LM, Busetto L, Bischoff SC, Cederholm T, Ballesteros-Pomar MD, Batsis JA, Bauer JM, Boirie Y, Cruz-Jentoft AJ, Dicker D, Frara S, Frühbeck G, Genton L, Gepner Y, Giustina A, Gonzalez MC, Han HS, Heymsfield SB, Higashiguchi T, Laviano A, Lenzi A, Nyulasi I, Parrinello E, Poggiogalle E, Prado CM, Salvador J, Rolland Y, Santini F, Serlie MJ, Shi H, Sieber CC, Siervo M, Vettor R, Villareal DT, Volkert D, Yu J, Zamboni M, Barazzoni R. Definition and Diagnostic Criteria for Sarcopenic Obesity: ESPEN and EASO Consensus Statement. Obes Facts. 2022;15(3):321-335. doi: 10.1159/000521241. Epub 2022 Feb 23. PMID: 35196654; PMCID: PMC9210010.
9. Sánchez-Sánchez JL, He L, Morales JS, de Souto Barreto P, Jiménez-Pavón D, Carbonell-Baeza A, Casas-Herrero Á, Gallardo-Gómez D, Lucia A, Del Pozo Cruz B, Valenzuela PL. Association of physical behaviours with sarcopenia in older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observational studies. Lancet Healthy Longev. 2024 Feb;5(2):e108-e119. doi: 10.1016/S2666-7568(23)00241-6. PMID: 38310891.
10. Beaudart C, Alcazar J, Aprahamian I, Batsis JA, Yamada Y, Prado CM, Reginster JY, Sanchez-Rodriguez D, Lim WS, Sim M, von Haehling S, Woo J, Duque G; Global Leadership Initiative in Sarcopenia (GLIS) group. Health outcomes of sarcopenia: a consensus report by the outcome working group of the Global Leadership Initiative in Sarcopenia (GLIS). Aging Clin Exp Res. 2025 Mar 22;37(1):100. doi: 10.1007/s40520-025-02995-9. PMID: 40120052; PMCID: PMC11929733.






프로메디우스 주식회사.

Copyright 2025 PROMEDIUS INC. All rights reserved.

05510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다길 13, 국민연금 잠실사옥 4층(신천동)

프로메디우스 주식회사.

Copyright 2025 PROMEDIUS INC. All rights reserved.

05510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다길 13, 국민연금 잠실사옥 4층(신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