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eo
골다공증이란 무엇인가: ‘침묵하는 병’의 진짜 무서움
최석재 칼럼
Nov 27, 2025
우광민
8
분
혹시 골다공증이라고 하면 ‘나이 많은 사람만 걸리는 병’, ‘뼈가 좀 약해지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하지만 실제로는 이 질환이 가져오는 영향은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섭니다. 골다공증은 단순히 뼈의 문제를 넘어 삶의 질과 생존율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질환입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뼈가 약해지는 동안 그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점입니다.
왜 골다공증은 ‘침묵의 질환’일까?
골다공증은 별다른 증상 없이 오랫동안 진행됩니다. 혈압이 오르면 두통이 생기고, 혈당이 높아지면 갈증이 늘어나는 것과 달리 뼈는 약해져도 아프지 않습니다. 뼈 속에서 일어나는 파괴(파골)와 재생(조골)의 균형이 조금씩 무너져도 우리 몸은 별다른 신호를 보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나는 평소에 무릎도 안 아픈데, 뼈는 멀쩡한가 봐’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주 가벼운 충격에도 척추가 주저앉거나, 평소처럼 집 앞 계단을 내려오다 넘어졌는데 엉덩이뼈, 허벅지뼈가 부러지는 일이 생기죠.
대부분은 그때서야 자신이 골다공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즉, 첫 골절이 진단의 시작이 되는 병입니다.

골밀도 T-score,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골다공증을 진단할 때 가장 널리 쓰는 기준은 T-score입니다. T-score는 본인의 골밀도가 젊고 건강한 성인(peak bone mass)에 비해 얼마나 낮은지를 보여주는 값이죠.
≥ -1.0 : 정상
1.0 ~ -2.5 : 골감소증
≤ -2.5 : 골다공증
하지만 T-score는 단순히 “뼈가 약하다”는 것을 넘어서 앞으로의 골절 위험을 강하게 예측하는 지표입니다. T-score -2.5 이하의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고관절 골절 위험이 평균 4~5배 높고, 척추 압박골절 위험은 2~3배 증가합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골감소증(osteopenia) 단계에서도 이미 골절 위험이 상당히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즉, T-score가 -2.5에 도달하지 않아도, 이미 뼈는 매우 취약해져 있다는 뜻이죠.
한국의 현실: 진단되지 않은 골다공증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입니다. 65세 이상 여성의 절반 이상, 남성의 약 30%가 골다공증 또는 골감소증 상태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진단받은 사람은 그중 20%에 불과합니다.
왜 이렇게 과소진단될까요?
DXA 검사를 위해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
‘아프지 않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심리가 크다.
골다공증은 여성만 걸린다는 오해가 있다.
특히 남성은 진단율이 더 낮습니다. 하지만 남성의 골다공증 골절은 회복 속도가 더 느리고, 사망률은 여성보다 더 높게 보고되기도 합니다.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하면 ‘골다공증은 진단되지 않는 침묵의 질환’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닙니다.
골다공증은 왜 생길까? - 뼈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시로 파괴되고, 다시 재건됩니다. 이 과정의 균형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뼈가 건강하게 유지되지만, 어느 순간 파골세포의 활동이 앞서기 시작하면 뼈가 급속도로 약해집니다.
이를 무너뜨리는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폐경: ‘에스트로겐 감소 → 파골세포 활성 증가 → 급속 골소실’ 여성 골밀도가 50~60대에 급격히 떨어지는 핵심 원인입니다.
노화: 나이가 들면 조골세포의 활동은 줄고, 파골세포는 상대적으로 우세해집니다.
근육 감소: 근육은 뼈에 기계적 자극을 제공하고, 성장 호르몬, 마이오카인 분비를 통해 뼈 생성에 중요한 신호를 보냅니다. 근감소증 환자가 골절 위험이 높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내장지방 증가: 지방 조직은 IL-6, TNF-α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늘려 뼈의 재생을 방해합니다.
스테로이드 약물: 장기간 복용 시 골소실을 유발합니다.
흡연과 음주: 혈관, 호르몬, 세포 활동 모두에 악영향을 줍니다.
결국 골다공증은 단순히 “칼슘이 부족해서 생기는 병”이 아니라 호르몬, 근육, 지방, 면역, 약물, 유전 등 전신의 문제들이 영향을 미쳐 발생하는 복합 질환입니다.
골절, 삶 전체를 흔드는 재난!
골다공증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골다공증성 골절’입니다.
척추 골절은
키가 줄고
허리가 굽으며
만성 통증을 남기고
폐 기능까지 감소시킵니다.
고관절 골절은
수술
재활
장기 요양
우울증
요양병원 입원
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고관절 골절 후 1년 사망률은 20~30%에 이르며, 이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즉, 골다공증은 단지 뼈가 약해지는 병이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입니다. 골다공증에서 이어지는 골절은 재난입니다!

진짜 문제는 ‘진단의 부재’다
골다공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은 이미 다양합니다. 골흡수억제제(비스포스포네이트), 부갑상선호르몬제제, SERM, 데노수맙 등 효과적인 치료제가 존재합니다.
문제는 환자를 발견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진단되지 않은 질병은 치료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치료되지 않은 골다공증은 결국 골절로 이어집니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기회 검진(opportunistic screening)입니다. 환자가 이미 찍은 영상(X-ray, CT 등)을 활용해 추가 검사 없이 골다공증 위험을 파악하는 방식이죠.
AI와의 만남 - 침묵을 깨는 기술
최근 AI 기술은 그동안 ‘폐와 심장을 본다’고 여겨졌던 흉부 X-ray에서 골다공증의 위험도를 선별하는 수준까지 발전했습니다. AI는 영상 속에서 피질 두께, 해면골 패턴, 미세 구조 등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특징을 분석합니다.
이러한 AI 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확실합니다. 이제 누구나 1~2년에 한 번 이상 찍는 흉부 X-ray 한 장으로 뼈 건강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병원을 별도로 방문할 필요도 없고, 비용이 추가되는 것도 아니며, 고령층, 농촌, 취약계층에서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AI 기술은 그동안 조용히 진행되던 골다공증을 ‘보이는 질환’으로 바꿔줍니다.

골다공증, 늦기 전에 알면 바꿀 수 있다
골다공증은 예방할 수 있고 초기에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칼슘, 비타민D 섭취
중강도 웨이트 트레이닝
햇빛 노출
낙상 예방
필요시 약물 치료
이런 생활습관과 치료 전략은 골절 위험을 크게 낮춥니다. 그 첫 단계는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내 뼈가 약해지고 있는지, 나는 골절 고위험군인지, 지금 치료가 필요한지.
흉부 X-ray를 분석해서 골다공증 위험도를 선별하는 AI 기술은 바로 그 첫 단계를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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