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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 - CT가 알려준 몸, 그리고 삶의 방향
최석재 칼럼
Jan 15, 2026
최석재
5
분
체중은 그대로인데, 왜 이렇게 힘이 없을까요?
65세 남성 B씨는 최근 들어 쉽게 피로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계단을 오르면 숨이 차고, 예전에는 가볍게 들던 장바구니가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건강검진 결과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소견이었습니다. 체중은 5년째 거의 변하지 않았고, BMI도 정상 범위였습니다. 혈압과 콜레스테롤도 경계선 정도였고, 당뇨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폐동맥 혈관 평가를 위해 촬영한 흉부 복부 CT에서 전혀 다른 그림이 드러났습니다.
L3 단면에서 근육 면적은 또래 평균보다 확연히 작았고 근육 밀도는 낮아 지방이 많이 섞여 있었으며 내장지방은 기대 이상으로 많았습니다.
체중은 같았지만, 몸의 구성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던 것입니다. B씨는 전형적인 근감소성 비만 상태였습니다.
마른 체형인데 왜 당뇨가 생겼죠?
50대 여성 C씨는 늘 날씬하다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습니다. BMI는 21, 체중도 표준 이하. 그래서 혈당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을 때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결국 공복혈당과 HbA1c가 기준을 넘었고, 당뇨 전단계 진단을 받았습니다.
원인을 찾기 위해 시행한 복부 CT에서는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피하지방은 적었지만 내장지방은 또래 평균보다 많았고 근육은 양도 적고, 질도 좋지 않았습니다.
겉보기에는 마른 체형이었지만, 실제 몸속에서는 근육이 줄고 지방이 쌓인 상태였습니다.
이처럼 체중이 정상이어도 근육과 지방의 분포가 나쁘면 대사적으로는 이미 위험한 상태에 들어와 있을 수 있습니다.
운동은 꾸준히 했는데, 왜 결과가 안 나올까요?
40대 직장인 D씨는 주 3회 헬스장을 다니며 나름대로 꾸준히 운동을 해왔습니다. 체중도 크게 늘지 않았고, 인바디 결과도 정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허리둘레가 조금씩 늘고, 운동 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CT 기반 분석에서는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근육량은 유지되고 있었지만 근육 내 지방(IMAT)이 상당히 증가해 있었고 내장지방 비율도 서서히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즉, 근육은 있어 보였지만 질이 떨어지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이 경우 단순한 유산소 운동이나 체중 관리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운동의 종류, 강도, 영양 전략이 ‘근육의 질’을 목표로 바뀌어야 하는 시점이었습니다.
CT 한 장이 바꾼 치료의 방향
이 환자들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체중만으로는 위험을 알 수 없었고 기존 검사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았으며 CT 기반 체성분 분석이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습니다.
살을 빼자가 아니라 근육을 지키고, 질을 회복하자 숫자를 줄이는 치료가 아니라 몸의 구성을 바꾸는 치료로 접근이 바뀌었습니다
이 차이는 이후의 운동 처방, 영양 전략, 생활습관 관리에서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AI 분석은 무엇을 더해주는가
최근에는 CT 단면을 기반으로 AI가 근육, 내장지방, 피하지방, 근육 내 지방을 자동으로 구분해 객관적인 지표를 제공하는 기술들이 연구,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의 진짜 가치는 새로운 진단명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의사와 환자가 같은 그림을 보게 해주는 것에 있습니다.
왜 피곤한지 왜 운동 효과가 없는지 왜 체중은 그대로인데 건강이 나빠지는지
이 질문에 대해 CT 기반 분석은 매우 직관적인 답을 제시합니다.
결국, 사람을 중심에 두는 평가로
근육과 지방에 대한 이야기는 숫자나 그래프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숫자 뒤에는 걷기 힘들어진 하루, 넘어질까 두려운 계단, 운동해도 변하지 않는 몸에 대한 좌절이 있습니다.
CT와 AI 분석 도구는 그 이야기를 조금 더 일찍, 조금 더 정확하게 들을 수 있게 해주는 몸의 변화를 먼저 아는 정밀한 진단 도구일 뿐입니다.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준비
이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체중은 같아도 몸은 완전히 다를 수 있고 근육의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며 근감소와 내장지방은 따로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다음 글에서는 이런 체성분 변화를 어떻게 관리하고 되돌릴 수 있는지, 즉 운동과 영양, 생활습관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를 보다 실질적인 관점에서 다뤄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