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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빨리 선별할수록 이득이라고? (2)

- 미국 편 -

Sep 15, 2025

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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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Briefing

AI의 등장은 우리 생활은 물론 모든 산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의료 역시 변화를 피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죠. 여기서 AI로 인한 변화가 과연 우리에게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도 따질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개인이 아닌 국가의 관점에서 긍정적이면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AI가 흉부 X-ray를 분석해서 골다공증을 선별하는 방법이 비용효과적인 전략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연구는 미국의 5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는데요. AI 기술이 골다공증 진단의 사각지대를 밝히고 기존 의료 시스템의 부담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논문의 저자 중 한 분인 스튜어트 실버맨 교수님과 에디터의 관점을 토대로 재구성하였습니다.


01. 왜 연구했을까?


Ken 안녕하세요. 세상의 유용한 시그널을 찾아 여러분께 전달하는, 더 시그널즈 에디터 켄입니다. 오늘 포착한 신호는 미국에서 왔습니다. 논문 원제가 ‘Cost-effectiveness of opportunistic osteoporosis screening using chest radiographs with deep learning in the United States’인데, 번역하면 ‘미국의 딥러닝 AI 기반 흉부 X-ray 분석을 통한 골다공증 선별의 비용효과성’입니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주제라 이 연구를 친절하게 설명해줄 분을 모셨습니다. 논문의 저자 중 한 분이신 스튜어트 실버맨(Stuart Silverman) 교수님입니다. 


Silverman 안녕하세요. 이번 연구도 핵심은 같습니다. ‘AI가 흉부 X-ray를 분석해서 골다공증을 조기에 선별하는 방법이 미국에게 경제적으로 이득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연구입니다. 여기서 경제적이라는 건 단어 그대로 비용 대비 효과를 의미합니다. 


02. 독일에 이어 미국에서도 연구한 이유는?


Ken 독일과 접근 방식이 같네요. 미국에서 같은 연구를 했을 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Silverman 나라별 보건의료 환경이 다르기에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의 의료비는 독일보다 훨씬 높고, 골다공증 관련 지침도 다릅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USPSTF(United State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가 65세 여성에게만 골밀도 검사를 권고하는데 실제로는 이마저도 검사율이 낮습니다. 한 연구1)에 따르면 여성의 검사율이 9.5%입니다. 치료제 가격, 보험 적용, 환자의 복약 순응도 수준도 독일과 다르기 때문에 AI를 활용해서 골다공증을 선별하는 전략이 과연 미국에서도 비용효과적일지를 별도로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03. 기존 골밀도 검사의 한계는?


Ken 좋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의료 시스템이 잘 발달되어 있고, 골밀도 검사 장비도 많지 않나요? 의료 선진국으로 알고 있는데요?


Silverman 맞습니다. 미국은 의료 선진국이죠. 그러나 모든 부분이 선진적이지는 않습니다. 골다공증 표준 검사는 여전히 덱사(DEXA, 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이지만, 접근성과 비용 때문에 실제 검사율은 낮습니다. 여전히 많은 골다공증성 골절에 노출된 고위험군 환자가 진단과 치료를 놓치는 상황입니다.


Ken 여기서도 AI는 기회 검진(opportunistic screening)으로 쓰였나요?


Silverman 네. 기회 검진은 원래 다른 목적으로 찍은 검사에서 추가 정보를 얻는 과정을 뜻합니다. 이번 경우는 건강검진이나 다른 이유로 이미 찍어둔 흉부 X-ray를 AI로 다시 분석해 골다공증 위험도를 선별하는 것이죠. 자신이 골다공증인지 몰랐던 잠재 환자를 추가 비용이나 번거로운 예약 없이도 발견할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04. 어떻게 연구했을까?


Ken 그럼 연구진은 어떤 방식으로 비용효과성을 검증했나요?


Silverman 연구진은 미국 5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① AI로 흉부 X-ray를 분석하여 골다공증 선별 → ② 의심 환자를 골밀도 검사 → ③ 위험도에 맞춘 치료 시나리오를 만들고, 이를 시뮬레이션했습니다. 고위험군은 알렌드로네이트(ALN)라는 비교적 저렴한 약을 처방하고, 초고위험군은 아발로파라타이드(ABL)와 알렌드로네이트를 처방했습니다. 아발로파라타이드는 18개월만 처방하고, 그 뒤에는 알렌드로네이트를 5년 간 처방한 것이지요.


Ken 아발로파라타이드는 매일 스스로 주사하는 약으로 알고 있는데 그게 가능한가요?


Silverman 맞아요. 사람이 살다보면 놓칠 수도 있어요. 게다가 골다공증이 확인된 다음날부터 바로 치료하는 경우도 100%는 아니니까요.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우선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사람의 57%가 치료를 시작한다고 가정했습니다. 거기에 알렌드로네이트는 35.1%, 아발로파라타이드는 59.1%의 복약 지속률을 반영했어요. 3년 차 이후에는 복약 지속률이 17.5%로 떨어지는 것으로 모델링했습니다. 10명 중 2명도 채 안되는 사람들만 복용한다는 의미입니다.



05. 연구 결과와 시사점은?

Ken 결과가 어땠나요? 비용효과적인가요?


Silverman 네, 독일에 이어 미국 또한 결과가 긍정적이었습니다. 미국의 50세 이상 여성 1,000명의 흉부 X-ray를 AI로 분석해서 골다공증을 선별할 경우, 골다공증성 골절은 2.8건이 줄고 QALY는 1.5년이 늘어납니다. 또한 1 QALY 당 72,085달러의 점증적 비용효과비(ICER, Incremental Cost-Effectiveness Ratio)를 보였습니다. 미국에서는 10만 달러에서 15만 달러 정도를 기준으로 잡고 있는데 그보다 충분히 낮아 비용효과적으로 평가됩니다. 여기서 QALY는 Quality-Adjusted Life Year의 약자로 쉽게 설명하면 '사람 한 명이 건강하게 사는 햇수'를 의미합니다.


Ken 독일 편에서도 복약 순응도가 중요한 변수였는데요. 미국은 어떤가요?


Silverman 미국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현실적인 조건에서는 비용효과비가 1 QALY 당 72,085달러이지만, 약을 꾸준히 먹는 비율이 지금보다 절반만 더 좋아져도 28,663달러, 만약 모든 환자가 약을 빠짐없이 복용한다고 가정하면 16,414달러까지 떨어집니다. 노동 손실이나 돌봄 부담과 같은 간접 비용까지 고려하면 비용효과비는 53,129달러/QALY가 되어 사회에 이득이 되는 전략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독일과 동일하게 환자가 얼마나 꾸준히 복용하냐가 핵심 변수였습니다.



Ken 독일 연구에 없는 연구도 있었다고 알고 있는데요?


Silverman 사실 소프트웨어 사용료, 시스템 운영비를 고려하면 AI를 쓰는 것도 비용이 듭니다. 이 비용이 너무 비싸면 흔히 말하는 ‘가성비’가 떨어지죠. 계산해보니 AI 도구의 비용이 환자당 62달러 이하라면, 추가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비용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즉,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의료비 절감과 비교해 가성비가 유지된다는 뜻입니다.


Ken 사회적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나요?


Silverman 네. 간접 비용을 포함하면 ICER가 $53,129까지 낮아져 사회 전체적으로도 이득이 커집니다.


Ken 결국 미국에서도 정책적으로 도입 가치가 있다는 거군요?


Silverman 그렇습니다. AI로 골다공증을 선별하는 기술은 이미 확보한 흉부 X-ray를 활용하기에 확장성도 높고, 검진과 치료를 놓쳤던 의료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병원·보험자·정책 당국이 이 기술을 활용한다면 골다공증 조기 진단과 골다공증성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Ken 독일의 경우처럼 어쩔 수 없는 한계도 있겠죠?


Silverman 이번 연구는 여성 50세 이상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다른 인구 집단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AI로 위험 신호가 잡힌 사람이 실제로 골밀도 검사를 받을지, 골다공증 진단 후 실제로 얼마나 치료를 받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실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셈이죠.


Ken 독일에 이어 미국에서도 흉부 X-ray 기반 골다공증 선별 AI 기술은 보건경제학적으로 유효한 전략임을 확인했네요. 다음 신호는 또 어디에서 나타날까요? 지금까지 더 시그널즈였습니다.


참고문헌

1. pmc.ncbi.nlm.nih.gov/articles/PMC6687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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